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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원고

주님께 분개한 제자

14:21

주님께 분개한 제자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하시니라

 

 

다른 사복음서와 마찬가지로 마가복음도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갈릴리 해변을 지나가시던 주님께서 시몬(베드로)과 그의 형제 안드레를 부르셨을 때, 그들은 그물을 버리고 (당연히 배도 버림) 예수님을 따랐습니다(1:16~18).

 

베드로와 안드레를 부르신 곳에서 조금 더 가시다가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을 부르셨습니다. 그들도 아버지인 세베대를 배에 남겨두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1:19~20).

 

이 둘씩 둘씩 형제였던 네 명의 제자들은 주님을 따라 다니다가 포기하고, 다시 갈릴리 해변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가족도 생업도 버리고 주님을 따랐던 제자들이었기에, 뒤에는 사도의 직분까지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열두 명의 제자를 세우셨습니다. 그들을 세우신 이유가 있었습니다. 3:13~15을 보겠습니다. “또 산에 오르사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부르시니 나아온지라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러라

 

그 열둘 중에 가룟 유다도 있었습니다. 그는 3년 동안이나 주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계획하신 대로 이 열두 제자들이 한 일을 보겠습니다. 6:7,12~13입니다. “열두 제자를 부르사 둘씩 둘씩 보내시며 더러운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고(7) 제자들이 나가서 회개하라 전파하고(12) 많은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발라 고치더라(13)”

 

가룟 유다도 다른 제자들이 한 일을 다 했음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주님께로부터 더러운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까지 부여받은 존재였습니다. 귀신을 쫓아냈습니다. 제자들이 이 전도 여행을 마치고, 주님께 보고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마가복음은 이때 제자들(disciples)을 사도들(apostles)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 사역이 사도들의 사역이었기 때문이었겠습니다. 굉장하지 않습니까? 가룟 유다도 사도라 불렸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오병이어의 현장에서 제자들도 주님을 도왔는데, 당연히 가룟 유다도 떡()이 나눠지는(확장되는) 기적의 현장에서 쓰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그가 왜 예수님을 파는 망나니 제자가 되었을까요?

 

사복음서 어디에도 가룟 유다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3년씩이나 주님의 제자로서 기적의 현장에 함께 했고, 한 번이지만 사도라 불릴 정도의 일도 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26:6~9입니다. “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아와서 식사하시는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제자들이 보고 분개하여 이르되 무슨 의도로 이것을 허비하느냐 이것을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거늘

 

말씀 그대로 주님께 향유를 부은 여자(마리아)를 향해 제자들이 분개했다(were indignant)고 했습니다. 마가복음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이 화를냈다고 했는데(14:4), 화를 낸 사람들은 다름 아닌 제자들이었음을 마태복음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향유 옥합 사건으로 제자들이 분개한 것은 여인을 향한 게 아니라, 주님을 향한 분개였습니다. 분개는 그냥 화를 내는 게 아닙니다. 얼굴을 험악하게 하고 입을 크게 열어 큰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행동입니다.

 

주님을 향해 분개한 제자들 중에 주동자는 가룟 유다였다고(어쩌면 단독 범행), 같은 사건을 기록한 요한복음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그가 맡았던 일과, 그가 했던 못된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2:3~6입니다.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으니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 제자 중 하나로서 예수를 잡아 줄 가룟 유다가 말하되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 하니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그랬습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6:10). 이 일만 악에는 제자로서 예수님을 팔아먹는 악행도 포함될 것입니다.

 

삼백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1년 품삯입니다. 이처럼 큰 돈이 돈궤에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주님도 돈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시는 것 같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 향유를 비싸게 팔아서 가난한 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말(26:9)은 어불성설이 되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이 향유 옥합을 드린 일은 시사하는 점이 큽니다. 주님의 십자가 사역에 물심양면으로 동참한 것입니다. 큰 물질로 헌신한 게 주안점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사치하시고 낭비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이런 주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오히려 막으실 만도 한데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칭찬을 하셨습니다. 할렐루야!

 

이 여자가 내 몸에 이 향유를 부은 것은 내 장례를 위하여 함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26:12~13)

 

여자는 지극히 비싼 향유를 드리며 주님의 위대한 십자가 사역에 동참했는데, 제자들 특히 가룟 유다는 참 찌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26:14~16은 가룟 유다가 이 향유 옥합 사건으로 인해, 주님을 팔게 되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 유다라 하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말하되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 주리니 얼마나 주려느냐 하니 그들이 은 삼십을 달아 주거늘 그가 그 때부터 예수를 넘겨 줄 기회를 찾더라” “Then one of the twelve, named Judas Iscariot, went to the chief priests and said, "What are you willing to give me to betray Him to you?" And they weighed out thirty pieces of silver to him. From then on he began looking for a good opportunity to betray Jesus.”(NASB)

 

그 때에로 번역된 “then”은 시간적으로 그 일 이후로라는 의미가 있지만, ‘그 일로 인해서라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즉 가룟 유다는 여자(마리아)가 주님께 향유를 부은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멸망의 길로 가게 된 것입니다.

 

모인 무리의 수가 약 백이십 명이나 되더라 그 때에(at this time) 베드로가 그 형제들 가운데 일어서서 이르되 형제들아 성령이 다윗의 입을 통하여 예수 잡는 자들의 길잡이가 된 유다를 가리켜 미리 말씀하신 성경이 응하였으니 마땅하도다 이 사람은 본래 우리 수 가운데 참여하여 이 직무의 한 부분을 맡았던 자라이 사람이 불의의 삯으로 밭을 사고 후에 몸이 곤두박질하여 배가 터져 창자가 다 흘러 나온지라 이 일이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알리어져 그들의 말로는 그 밭을 아겔다마라 하니 이는 피밭이라는 뜻이라”(1:15~19)

 

서두에 말씀한 바와 같이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베드로나 야고보 요한과 같은 제자들은 실수도 많이 했지만, 끝까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모든 것들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가룟 유다는 끝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욕심과 잘못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향유 옥합 사건을 용납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주머니로 들어갈 돈 몇 푼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주님이 하시는 일이 자기 눈에는 별볼 일 없는 것이라 착각했는지 모릅니다.

 

그 결과로 가룟 유다는 예수님 곁을 3년씩이나 따라다니며 훈련을 받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제 아무리 신앙생활 오래 했더라도 변하지 못한(않은) 사람은, 끝에 가서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대열에 끼게 됩니다.

 

여러분이 어느 분야에 속해 있든지 가룟 유다처럼 살면 반드시 종말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직자가 어느 한도에서 근무 태만을 했다면 용서가 될 수 있지만, 공금을 유용하고 착복하고 배임을 저지른다면 그는 용서받을 수 없고 용서받아도 안 될 것입니다.

 

가룟 유다가 주님을 넘겨주기로 하고 받은 돈은 은 삼십 개(thirty pieces of silver)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를 향한 주님의 평가가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하시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말씀에 기록된 대로 십자가를 지고 가실 것입니다. 가룟 유다가 그 일에 잘 쓰임을 받았으니 칭찬을 받아야 합니까? 결코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유대 지도자들의 흉계와 간계로 결국 십자가를 지실 것이지만, 그 일에 쓰임 받은 제자 가룟 유다에게는 화가 있었습니다. 그는 주님 말씀대로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제게 좋았을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간단히 정리하면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주님을 따르려면 먼저 모든 것을 버려야 합니다.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8:34)

 

그리고 변해야 합니다. 끝까지 변하지 않은 가룟 유다를 반면교사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변해야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변하지 않으면 부패합니다.

 

돈에 대한 미련과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돈궤를 맡았던 가룟 유다는 돈을 훔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예수님을 팔아먹는 데까지 갔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돈과 같은 세상적인 것에 눈이 멀게 되면 주님과, 주님의 사랑과, 주님을 위해 해야 할 일 등 전부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이것이 주님을 향해 분개했던 제자 가룟 유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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