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단상

원로목사 vs. 후임목사

paul han 2011. 1. 6. 19:33

 

하나님께서 사람을 쓰시는 방법은 참 특이합니다. 성경 상 아무리 위대한 인물도 어릴 적 설명이 거의 없습니다. 화려한 가문에 태어났다든지, 머리가 뛰어나게 좋았다든지, 성격이 괜찮았다든지 뭐 그런 기록이 없습니다.

 

맡겨진 임무를 다 마치고 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도, 야곱 정도만 빼 놓고는, 조용히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아브라함도 그랬고, 아버지가 100세에 낳은 이삭도 모리아 산의 순종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고, 야곱에게 축복하고 곧 죽을 것 같았던 그도 50여 년을 조용히 더 살다가 떠나갑니다.

 

소망교회 사태도 내부적으로는 원로와 후임 목사 간에 있는 알력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곽목사님 참 훌륭한 분이죠. 강남 한복판에서 7만 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시킨 능력-인간적인 면에서-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은퇴하셨으니 소망교회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남겨진 자들에게 맡겨주시는게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원로목사님의 이름이 소망교회 사태와 함께 나오게 된다면, 지난날 목사님의 지난날 헌신과 수고까지 갉아먹는 결과가 생기지 싶습니다.

 

후임 목사님은 어떨까요. 리더쉽의 교체가 생겼으니 모두 나를 따르라 이러면 다 될까요. 여호수아가 모세의 뒤를 이어 훌륭한 지도자가 된 것은 모세의 리더쉽을 잘 배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 만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교회라면 제가 볼 때는 기도하면서 주일 예배 설교 준비에 모든 시간을 써도 부족할 듯 싶은데요. 그 외의 모든 것은 하나님께 맡기고, 다음 주에 사임한다는 각오로 이번 주는 목회의 본질에만 최선을 다한다면, 주위의 미꾸라지들이 경거망동을 못하게 되겠지요. 담임목사직을 권력의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오히려 권력의 쓴 맛을 보게 되지 않을까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교훈은 단순하다고 생각됩니다. 쓰임받을 때가 가장 중요하다, 훈련 잘 받고 쓰일 때 충성을 다하고, 물러나게 되면 조용히 지내다가 내게 오라…’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시끄럽고 힘이 드네요. 사단이 박수칠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교회를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가뜩이나 안티들이 소망교회를 향해 돌 던질 일 없나 찾고 있었는데, 이런 일들이 생겨 참 속이 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