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자리, 버리는 자리
한기총 회장 금권 선거 문제가 터진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중형교회 내지는 이보다 작은 규모의 교회 후임자 선정시 주고 받는 금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불교나 카톨릭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만, 내부자에 의해서 까발려지거나, 당사자가 자폭하거나 하는 일이 없기에 세상에 거의 알려나지 않습니다.
후임자 선정 과정에서 퇴직금조로 후임자로부터 금전을 주고받는 것은 누이좋고 매부좋다는 식으로 인정돼온 가슴아픈 모습입니다. 교회 재정 형편상 은행에 몇 억씩 여유있게 예치해 놓는 교회는 거의 없을 것이기에, 후임자(후보자)에게 은밀히 은퇴목사의 퇴직금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 타진하고, 실제로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몇 천만원이라도 더 낼 수 있는 후임자를 선발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재정이 아주 넉넉한 메가 처치의 경우엔 전임 목사의 능력 정도만 된다면 오히려 스카우트비를 주고라도 능력있는 후임자를 데려오려고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의 당회원 장로들은 자신들의 부담이 경감되는 이런 방식을 선호하게 됩니다. 전임 목사의 경우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교회를 후임 목사에게 덜렁 주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라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런 일을 보시고 한 마디로 말씀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마7:23).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 모두가 안타까워하면서 기도해야 할텐데, 신문 기사에 의하면 모 목사는 목사직을 반납하겠다고 기자들을 불러 놓고 쇼를 한 모양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직분을 초개처럼 버리겠다고 합니다.
아직 젊어보이는 좌충우돌 목사의-이젠 직분을 버렸으니 목사가 아니겠지만- 열정(?)을 눈곱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으나,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할 귀한 직분을 포기하겠다-할 수 있다-는 발상이 우습군요.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자살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서 그런가 모르겠네요. 나서지 말아야 할 자리에 나서는 모습은 참 추해 보입니다.
이제 ‘받는 자리’에서 ‘받지 않는 자리’로, ‘버리는 자리’에서 ‘지키는 자리’로 우리 모두 생각과 행동의 전환이 필요한 싯점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