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회 단상

빌라도보다 더 큰 죄를 지은 자들

 

빌라도와 벨릭스(행24장)의 공통점이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그들이 총독이라는 것이고, 하나는 그들이 소위 정치인-당시 총독은 행정과 사법까지 담당한 정치인-으로 사람들의 눈치를 본 자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사람들의 요구를 자신의 안위를 위해 들어주었고, 벨릭스는 바울을 죽이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자 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통치권이 주어졌다면 그에 걸맞는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참된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시 최고의 권력을 자랑하던 로마의 총독들이 유대인들의 눈치를 봤다는 사실이 의아하기도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이런 모습이 정치인의 본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법적으로 공식적으로 빌라도의 법정에 서실 이유가 없으셨음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지배자 로마 정부에 항거하여 독립 운동이나 저항 운동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재판석에 서게 되셨습니다.

 

여기엔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놀라운 하나님의 계획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예수께서는 겟세마네의 처절한 기도 후에 외롭고 고통스럽고 치욕적인 십자가의 길을 가십니다. 그렇지만 그 전에 빌라도라는 최고 통치자를 통해 예수는 왕 이라는 공식적인 인준을 받게 됩니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히게 유대인들에게 넘겨 주었지만,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 이라 쓴 패를 십자가에 붙이게 합니다. 게다가 히브리와 로마와 헬라 말로 그 패를 기록했다는 사실입니다. 빌라도는 요19:14에서 유대인들에게 말하기를 보라 너희 왕이다 라고 했습니다. 그는 예수님과 유대인들의 문제를 유대인들 간의 종교적인 문제로 국한시켜 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예수 그리스도 유대인의 왕이라고 쓴 패를 3개의 언어로 기록했다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이 3개의 언어는 당시의 기준으로 본다면 전 세계의 언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인정하지 않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빌라도의 손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왕이 되신다는 사실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빌라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도록 최종 결정한 결정권자이므로그의 책임은 여전히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빌라도보다 더 큰 죄를 지은 자들이 있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는 요19:11~12에서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면 나를 해할 권세가 없었으리니 그러므로 나를 네게 넘겨 준 자의 죄는 더 크니라 하시니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하므로 빌라도가 예수를 놓으려고 힘썼으나 라고 한 것에서 보면 빌라도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점이 있다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권세(정확히 표현하면 권능)를 제대로 쓰지 못한 빌라도는 예수님께 고난을 준 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넘기고 빌라도로 하여금 십자가에 못박지 않을 수 없는 압력을 가한 유대 지도자를 포함한 유대인들의 죄는 더 크고, 주님께 더 큰 고난을 준 자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어떤가요? 예수님께 고난을 드리는 자들이 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 봐야겠습니다.

'목회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역자와 동행자  (1) 2010.10.18
목회자의 부업 문제  (0) 2010.10.18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0) 2010.10.17
깨진 유리창 이론  (0) 2010.10.13
한국 교회의 下放運動  (0) 2010.10.13